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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10박 11일 동안 걸으면서 얻는 깨달음1
이 름 : 김선식   작성일 : 2012-08-17    
 







작년 3월부터 몸이 아프기 시작 했다. 특히 작년 여름에서 가을까지는 삶에 밑바닥에서 허우적거렸다. 내가 왜 일을 하는지, 내가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지 ... 모든 길을 잃어버렸다. 살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겨우 억지로 살아내고 있었다. 매일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나를 괴롭히는 편두통은 내 모든 의욕과 근육의 힘을 빼앗아 갔다.


다시 힘을 내서라도 어떻게 해야겠다고 의지를 세워보기도 하고, 산에 오르고, 매일 걸었지만 좀처럼 나의 편두통은 가시지 않았다. 이 편두통이 내 머리를 갉아먹을 것이고, 나는 평생 이 편두통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절망감이 나를 무너뜨렸다.


책을 만드는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시장을 보는 통찰력과 시장을 이끄는 컨셉력과 강력한 실행을 해야 하는 마케팅에 대해서 나는 무기력하게 쳐다보았다. 시장에 굴복당한 기분이었다. 간혹 의욕이 찾아 왔으나 편두통과 불면증, 무기력증, 자살의 충동이 나를 사로잡았다. 나에게 초등학교 아들과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한 연년생 두 딸이 없었다면, 함께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아내가 없었다면 그 자살충동에 굴복했을 것이다.


일단 이곳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내가 이룬 성취도 다 무의미했다. 앞의 길이 막막했고, 무엇보다 살고 싶은 의욕이 없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싶었다. 고향 시골에 내려가 농사를 지울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회사를 살리기 위해 취한 여러 가지 경영조치도 나를 더욱 무기력하게 했다. 오직 한 구절만 되내였다. 살기 위해...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진짜로 10킬로 이상 걸으면 편두통이 조금 사라졌다. 사라졌다가 새벽이 되면 다시 나타났다. 그래서 어느날 문득 제주도를 한 바퀴 걸어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기 서울을 떠나, 일을 떠나...


그렇게 제주도로 갔다. 제주 공항에 내려서부터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10박 11일 동안 220km을 걸었다. 걷기만 했다. 9일 동안 걷고 마지막 날 한라산을 걸었다. 올레길을 걷기도 하고 지도를 팽개치고 아무길이나 걸었다. 그때마다 잘못 길을 들어 한참 걸어가다가 다시 돌아가야 했다. 다리는 아프고, 배는 고프고, 몸은 지쳐 있을 때 몇 킬로씩 걸어온 길을 다시 걸어야 할 때 이 여행을 중단해버릴까를 여러 번 생각했다. 편두통도 여전히 나를 괴롭혔다. 주민들에게 길을 물어 되돌아갔다. 멀어도 그 길이 내가 가고자하는 목적지로 가는 올바른 길이였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들이 도아주기도 했다. 주민들이 감귤을 나누어주기도 하고 길을 가르쳐 주기도 자신이 가는 곳까지 태워주기도 했다.


나는 걸으면서 내가 조금씩 살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8개월 만에 처음으로 배가 고프다는 무언가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먹은 제주도 몸국은 보약처럼 내 몸을 충전해주는 것 같았다. 이 생기가 얼마만인가? 몸에 피가 돌고 있다는 생각이 얼마나 기쁜가? 내 몸과 내 문제를 직접 바라보았다. 나는 패배한 인간이라 생각했다. 나는 도저히 일어설 수 없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살고 싶은 생각이, 의욕이라는 놈이 마음속에서 한 치도 일어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길이나 걸으면서, 그 길을 수십 번씩 다시 돌아가면서 '인간은 항상 올바른 선택만을 할 수 없다'는 깨달음이 내 마음 속에 걸어 들어왔다. '나의 많은 실수와 부조리를 받아들이기로 하자.'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면 희망이 생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것이 비록 힘들고 어렵지만... 그러자 세상이 있는 그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있는 그대로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다. '실수를 할 수 있다. 패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에 굴복하지 않으면 된다.' 이미 마음속에 존재한 이 작은 깨달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마음속에 고통을 쌓아온 지난 18개월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그러자 편두통이 조금씩 잦아들기 시작했다. 어쩌면 인생은 견딜만한 것일지 모른다는 긍정의 실핏줄이 내 손목에 일어서는 것을 느꼈다. 10박 11일 동안 220km을 걸으면서 내가 외운 두 편의 시가 있다. 수백 번 읊조렸던 그 두 편의 시가 나의 유일한 길동무였다.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나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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홧팅요      저도 힘들때 제주도를 일주일간 여행했던 적이있었는데 그때 생각이 나네요      2012.09.21 
초생달      그렇게 무기력해질 때가, 절망감에 나 자신을 침식당할 때가 한 번씩 오는 것 같아요. 큰 일을 하시고 계신 만큼, 큰 책임을 지고 계시는 만큼 더 무섭게 겪으셨던 것 아닌가 합니다. '사람을 살게 하는 건 나를 받고 있는 사랑이 아니라, 내가 하고 있는 사랑'이라고....죽을 위기를 겪은 선배가 해 준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잘 이겨내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2012.08.30 
사자는 살아있다      아...갑자기 슬럼프가 올때 참고해야 할 글이네요... 다 던져두고 가신것이 부럽기도 하면서 또 대표님의 상태가 걱정도 되네요.      2012.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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