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브랜드>다산북스
 
느림이 멸종된 도심의 삶에서 ‘고독의 권유’
이 름 : 다산북스   작성일 : 2012-03-02   조회 : 2584
 


자연의 일부인양 인적이 드문 오솔길에서 느릿느릿 걸음을 옮기는 시인이 있다. 느림이 멸종된 도심의 삶을 배후에 두고 밤나무 숲과 고요한 저수지를 마주하고 서 있는 시인 장석주. 그가 도시의 삶이 강제하는 무한 속도 경쟁에서 빠져나와 단순하고 한가로우며 느슨하기까지 한 시골에서의 삶을 선택하고, 우리에게 그 삶을 권유하고 있다.

‘고독의 권유’(다산책방)는 장석주 시인이 10여년 전 도시의 삶을 청산하고 안성으로 내려와서 맨 처음으로 낸 ‘추억의 속도’라는 책의 개정증보판이다. 이 책에는 장석주 시인의 실패와 좌절, 고요와 느림의 가치를 일깨워준 시골의 삶, 자발적 가난의 시절에 대한 따뜻한 기억들을 담고 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고요한 시간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고요는 혼자 있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그가 고독을 권하는 이유는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서만이 존재의 심연에 이룰 수 있는 까닭이다. 고독에 처하지 않는다면 고요도 있을 수 없다.

일체의 번잡스러운 생을 버리고 홀로 웰든 숲에서 살았던 소로우와 같은 그의 단조롭지만 평화로운 시골 생활을 엿보기로 했다. 시골생활에 만연한 느림의 미학, 그 느림을 즐기며 사는 예술가의 삶을 통해 무엇이 진정한 행복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될 것이다.

→ 고독의 권유는 개정판이다. 11년 전 책을 다시 재출간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추억의 속도’라는 제목으로 나온 처음 나온 이 책은 서울에서 안성으로 살림의 근거를 옮긴 뒤 나온 첫 책이었다. 도시에서 시골로 내려온 자의 마음에 물결치는 소외와 고독, 자발적으로 유배를 선택한 자의 참담한 심경이 잘 드러나 있다. 시골생활의 불편함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그것을 기쁨으로 바꾸고자 애썼던 시골생활 초기에 가졌던 그런 마음들은 소중하다. 그런 마음의 가난함이라는 바탕 위에서 노자의 ‘도덕경’을 읽고, ‘장자’를 읽고, 공자, ‘주역’ 등을 파고들며 마음 공부에 용맹정진하는 계기가 되었고, 그 결과로 고독의 견고함을 얻었으며, 아주 작은 소유와 성취에서도 마음에 기쁨이 충만하는 경험을 했다. 이제 시골생활이 12년차에 이르면서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고 있다. 안정이란 나태함의 다른 일면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태함과 안일함을 떨쳐내고 초심을 돌아보고자 했다. 그게 재출간의 가장 큰 동기다.

→ 대표적인 시인이자 비평가이며 출판사를 운영할 정도로 출판기획자로도 명망이 높으셨다. 갑자기 서울 생활을 뒤로하고 홀연히 안성 외곽으로 보금자리를 옮기신 이유가 있나?

서울생활이 팍팍하고 권태롭다고 느껴져서 더는 견딜 수가 없었다. 본질을 놓치고 욕망의 말단을 붙자고 끝없이 질주하는 삶, 욕망이 새로운 욕망을 만들어 거품이 생기고, 그 거품에 삶이 파묻히는 게 서울생활이다. 타자들에 대한 환멸과 절망으로 마음은 찢기고 눌린 상처로 가득하고, 내 생활의 동력은 분노였다. 돌아보면 중대한 삶의 위기를 맞았던 셈이다. 반전이 필요했다. 서울생활을 접고 시골에서 조촐하게 살아보고 싶었다. 거처를 도시에서 시골로 옮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생계 문제도 걱정해야 했다. 그런 실존적 선택을 해야 할 만큼 내 안의 어떤 절박성이 있었던 것이다.

→ 한적한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나 조언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것저것 이해타산을 따져서는 시골에서 살 수 없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는 법이다. 도시에는 사람과 돈이 밀집해 있다. 따라서 도시가 주는 기회의 다양성들, 첨단적 문화 인프라, 현대의 상징자본이라고 할 수 있는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 따위를 놓아야 한다. 대신에 텃밭을 일구고, 연못을 만들어 수련을 심고, 닭과 매화를 키우며, 한편으로 책을 읽으며 느리게 사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도시(돈, 출세, 편한 생활)냐, 시골(한가함, 느림, 불편한 생활)이냐, 어느 쪽에 더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가를 잘 따져보아야 한다.

→ 호숫가 숲 속의 작은 오두막에서 지낸 삶의 성과를 담은 ‘월든’의 저자 데이빗 소로우의 영향을 받은 것인가. 소로우와 같은 삶이 어떤 마음의 평정을 주는지?

소로우는 존경스럽다. 인생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소로우에겐 삶 자체가 철학이 되어버린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마다 ‘월든’을 찾아 읽는다. 그러면 마음에 고요를 얻는다. 고요 속에서 존재가 쇄신하는 느낌을 받는다.

→최고의 독서가로 유명하다. 추천하고 싶은 책이나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날마다 읽는 모든 책들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감동을 받는다. 굳이 꼽으라면,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장자’, ‘도덕경’,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등을 추천하고 싶다.

 

CBCi 기사 전문보기


첨부파일 : 파일389.jpg
 
 
스크랩

이전글 영어 원서를 읽고 싶은, 왕초보를 위한 최우선 단어 1500
다음글 영혼을 흔드는 이야기, 어떻게 만들 것인가?


   비밀번호 :
hayoung1998      기대됩니다      2012.04.10 
반야      기사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2012.03.05 
로로      한적한 삶을 살려면 결단을 내려야 한다...쉽지 않군요...      2012.03.05 
여우꼬리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을 꿈꾸다가도 도시의 편리함에 발목잡혀 망설이기만 하고 있네요 장석주님의 책 읽어보고 싶습니다 개정판 출간하신거 축하드려요~      2012.03.03 
여행과꿈      장석주님의 책이군요. 반갑습니다~~^^ 이 분의 책도, 추천하신 책들도 다 읽어보고 싶네요. 다 학생 때 읽으려다 포기한 책들인데..이제 나이가 좀 들었으니 의미들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며.. ^^:;      2012.03.02 
 
제1회 놀 청소년문학 독서감상문 대회 수상자 발표!!
2012-07-05
<10년 통장> 강연회 질문에 대한 고득성 저자의 답변입니다^^
2012-03-06
who? 시리즈 GS 홈쇼핑 7차 방송!
2011-11-17